이사 그리고 또 이사

August 26th, 2008

사무실이 정자동에서 서현동으로 이사했다.탄천변의 조금은 외떨어진 정자에서 좀 더 분당의 중심부로 옮겨온 느낌이다. 회사 건물 지하에는 교보문고가 있고 옥상에서는 판교의 진행상황을 볼 수 있는 테라스가 있다. 출퇴근 거리가 조금 멀어졌고 자리는 구석 복도쪽 자리에 앉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한 달 후면 다시 더 먼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6월부터 준비했던 ‘시골에서 살기’가 처음 계획과는 조금 다르게 결정이 되었고, 결국 제주도 다음으로 옮겨가 그곳에서 정착을 준비하게 되었다.

이번에 옮기면 4번째 회사, 거의 2년마다 회사를 옮겼고 NHN에서 가장 긴 2년 반의 시간을 보냈다. NHN에서 정말 새로운 일을 많이 했고 내 자신의 모습도 많이 변한 것 같다. 그 이전에 배우고 공부하고 준비했던 것들을 이곳에서 실현할 수 있었고 그러한 모습을 인정받았기에 또 다시 새로운 자리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이 아닐까 싶다.

여하튼 이직 덕분에 여유도 있지만 신경 쓸 것도 많고 바쁜 나날이다. 항상 이직과 함께 이사를 해야했고, 이번에는 장모님과 처남의 분가, 그리고 제주도라는 생소한 곳으로의 이사가 겹치면서 신경 쓸 일이 하나둘이 아니다. 좋은 인연과 만남들을 잘 정리하고 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인 것 같다. :)

촘스키와 촛불을 보는 시각

August 17th, 2008

인터넷은 체제 밖의 소식을 확보하기 위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도구입니다. 가령 당신이 무역협정에 대한 진실한 정보를 원한다면 어디에서 그 정보를 구하겠습니까? 신문이요? 아닙니다! 바로 인터넷입니다. … 하지만 인터넷은 거대한 시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기업들은 인터넷을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려고 합니다. 인간의 소외를 더욱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말입니다. 결국 대중이 이런 음모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인터넷의 미래가 달라질 것입니다.

개인적인 변화의 시기에 좀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갖기 위해 휴가를 신청했고 8일간의 여유를 통해 책을 읽고 산책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약 5권의 책을 읽었는데 마지막으로 읽은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를 읽으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촘스키는 대학에서 영어영문학과를 전공으로 할 때 언어학을 통해 접했던 적이 있다. 그 후 최고의 지성인이라는 평가와 반체제 인사라는 비평을 동시에 들을 수 있었는데 직접 그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촘스키의 많은 저작들을 직접 보기는 힘들다면 인터뷰를 통해 그의 생각을 폭넓게 설명한 이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

촘스키는 특히 최근 정부의 반민주적 행태와 언론, 기업의 여론 형성 과정 그리고 다양한 정부 정책의 이면을 미국과 유럽의 실제 사건들을 통해 직시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해준다. 현실은 국가, 다국적 기업, 자본가, 언론, 종교 등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자각과 의식 개혁,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 촛불 집회를 비판하는 수구 언론의 행태: 보수적 노년층은 좌파 10년, 촛불 배후 세력에 주목하고 있다.

    … 이 법칙에 따르면, 전투적인 노동운동가는 ‘외부의 선동가’ 즉 십중팔구 ‘공산주의자’였습니다. … 달콤한 미국식 생활방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행복한 나라,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조화로운 우리나라를 파괴하는 ‘공산주의자’였습니다.

  • 이명박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민영화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의 금융시장은 완전히 미국의 지배 하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은행들이 연이어 파산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이제 미국계 금융기관들이 한국의 은행들을 떡 주무르듯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습니다. … 공공기업의 민영화는 공공기업을 민간 기업이나 외국계 다국적 기업에 넘기려는 속임수일 뿐입니다. 이런 민영화는 대체로 부패한 정부에서 주로 시행됩니다. 이런 점에서 멕시코나 러시아는 다를 바가 없습니다.

  • 쇠고기 협상은 국민의 뜻이였을까?

    따라서 당신이 그럴 듯한 힘을 쥐고 있다면 법 때문에 안절부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국내법은 문제조차 되지 않습니다. 국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국가 간에 체결된 협정이 문제입니다. 대다수의 국민이 그런 것에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는 데도 그런 것을 협정이라 칭하는 것이 우습지 않습니까?

  • 이명박 정부, 한나라당의 집권은 민주주의의 위기일까? 민주주의는 무엇일까?

    민주주의를 확대시키려는 대중과, 민주주의를 제한하려 안간힘을 다하는 지배계급 간의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힘을 키워주는 정책과 무역협정은 민주주의를 제한하려는 음모입니다. … (지배계층이 원하는) 민주주의는 ‘국민이 당사자가 아니라 방관자에 머무는 체제’입니다. 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국민은 투표권을 행사하며 그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지시해 줄 지도자를 선택합니다. 이런 권리를 행사한 후에는 집에 얌전히 틀어박혀 있어야 합니다. … 국가를 성가시게 굴어서는 안 됩니다. 바로 이런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100일간 이어진 촛불, 평화적인 변화의 외침, 이러한 힘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한국의 저력이다. 변화의 요구 앞에서 보수적 지도층은 강하게 저항하고 있지만 국민을 이길 수 있는 정부는 역사상 없었다. 지식인들이 좀 더 목소리를 높이고 토론과 대화를 통해 집단의 힘을 키워나간다면 변화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특히 인터넷은 탄압의 대상이 아닌 진정한 민주주의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PS) 촘스키가 촛불 정국에 대해 논평한 적이 있나요? 그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군요.

outsourcing 또는 offshoring in NHN

July 14th, 2008

최근 경험하고 있는 회사내에서의 많은 변화 중에서 나에게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이 하나 있다. 이 변화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형성되어 갈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한다. (사실 너무나 많은 변화가 동시에 진행 중이긴 한데, 대부분 Top-Down 방식의 변화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작년부터 한게임 웹개발 조직에는 몇 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 하나는 일본, 미국에 진출한 법인의 웹사이트 개발을 한국 개발팀에서 진행하는 일종의 외주 개발 방식이고, 또 하나는 한국 한게임 웹사이트 개발을 국내 NS(NHN Service) 또는 중국 법인에서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런 정책은 outsourcing으로 볼 수도 있고, offshoring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우선 outsoucing은 기업의 핵심 역량(core competence)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를 외주로 돌림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핵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정책이다. 현재로는 단순한 웹사이트의 개발, 이벤트성 페이지 개발,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국내의 자회사 또는 해외 법인으로 이전함으로써 기존 웹개발자는 좀 더 핵심적인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offshoring은 인력(웹개발자) 수급이 쉽고, 비용이 저렴한 곳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방식으로, 핵심 생산 조직을 통째로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웹사이트 개발을 중국에서 전적으로 담당하게 된다면 offshoring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From:Wikipedia Outsourcing is the movement of internal business processes to an external company. Companies subcontracting in the same country would be outsourcing, but not offshoring. A company moving an internal business unit from one country to another would be offshoring, but not outsourcing. A company subcontracting a business unit to a different company in another country would be both outsourcing and offshoring.

현재 ‘외주 협력 체계 구축’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과연 얼마나 많은 고민과 철학을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특히 변화의 중심에 있는 개발팀의 팀장과 팀원들은 얼마나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까?

우선 outsourcing인 경우 웹개발은 핵심 역량이 아니라는 가정을 가지고 출발하고 있다. 판에 박은 듯한 웹페이지를 반복해서 생산하는 경우 단순 노동으로 치부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정확한 웹페이지를 만드는 것이 웹서비스의 품질과 별개의 문제가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빠르고 오타가 없고 정확히 의도한 데로 동작하는 웹페이지는 웹서비스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반복되는 작업은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함으로써 단순 반복을 제거할 수 있는 해결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offshoring인 경우 과연 비용이 줄기는 하는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각 나라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기획자(전문가)가 필요하다. 결국 한국 웹사이트 개발을 위해서는 한국 기획자가 기획서를 작성해야 하고 이를 중국 PM에게 전달하면 이 기회서가 중국어로 번역되어 중국 개발자에 의해 개발되게 된다. 현재 프로세스에 의하면 디자인과 UI 코딩도 한국에서 완성된 후 중국에 전달되게 되는데 수 많은 이미지가 사용되는 웹사이트 개발에서 언어의 장벽이 얼마나 많은 초과 비용을 요구하게 될지 알 수 없다. 빠르고 유연한 개발,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구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이 의사소통 효율성을 희생하면서 얻게 되는 이익이 무엇일지 걱정이 된다.

미국에서는 IT offshore가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원격 협업, 관리, 지식 정보 구축 등이 다시 많은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Google의 접근 방법이 옳다고 생각한다. 싼 임금의 개발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뛰어난 개발자들을 활용하기 위한 해외 진출, 이것이 옳은 접근 방법이고 진정한 세계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