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제비, 하지만 이곳은 위험한 곳

제주도 중산간에 위치한 사무실 창문 밖에는 덩그러니 제비집 두개가 자리잡고 있었다. 서울에서 제비를 못 보게 된지 벌써 10년은 된 것 같은데 과연 이곳에는 제비가 돌아올까 싶었는데 봄이 되자 제비들이 찾아왔고 사무실 앞 둥지에도 한쌍의 제비가 자리를 잡았다.

지난 겨울 동안 비어 있던 제비집

지난 겨울 동안 비어 있던 제비집

새로 도착한 제비 부부는 열심히 집을 수리하더니 지금은 하루 종일 벌레 사냥을 다니고 있고 가끔 둘이 집에 모여 신나게 수다를 떨기도 한다.

집을 지키는 암컷 제비

집을 지키는 암컷 제비

잠시 쉬고 있는 수컷 제비

잠시 쉬고 있는 수컷 제비

그런데 제비가 자리를 잡고 몇일이 지났을 때 작지만 큰 사고가 하나 발생했다. 사무실 옥상을 날라다니던 제비 한 마리가 쿵! 소리를 내며 유리에 충돌했고 배를 위로 하고 바닥에 쓰려져 정신을 잃은 것이다. 깜짝 놀라 살펴보니 의식을 잃었던 제비가 다행이도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하늘로 날라갔다.

그 날은 구름이 많고 하늘이 흐린 날이였는데 아마 창문에 비친 하늘을 진짜 하늘로 착간했던 것 같다. 작은 생명체가 그렇게 힘 없이 다치는 모습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 유리창에 신문지를 붙여 놓았으나 변화무쌍한 제주도 날씨에 몇일을 버티지 못하고 신문지는 다 떨어져나간 상태다.

한라산이 바라 보이는 사무실 창문

한라산이 바라 보이는 사무실 창문

사실 현대적 건물은 아름다움을 위해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데 특히 유리를 사용한 건물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 유리의 투명한 아름다움이 인간에게 얼마만큼의 행복감을 주는지 짐작은 가지만 그 아름다움이 작은 생물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과 위험을 안겨주고 있는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진다. 이러한 아름다움은 조용한 덫과 같다고 할까?

예쁜 외관의 GMC 빌딩

예쁜 외관의 GMC 빌딩

아름다운 Daum GMC 건물은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견학을 하고 갈 정도로 멋지게 유리로 외관을 꾸민 대표적인 건물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많은 사연이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1월 15일 잠시 바람을 쐬러 나왔던 나는 회사 정문 앞에 쓰러져 있는 새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새가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고 영양실조로 지쳐 쓰러져 있는지 알았는데 사무실로 데리고 온 새의 입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보니 유리벽에 충돌해서 죽음의 위기를 맞이한 것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피를 많이 흘린 호랑지빠귀

피를 많이 흘린 호랑지빠귀

다행이도 이 호랑지빠귀는 (사)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에서 오신 분들이 구조해 갔고 치료를 받은 후 자연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

인간은 자연 진화의 법칙을 뛰어넘는 매우 빠른 속도의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인간의 힘은 지구의 지형을 바꾸고 환경을 변화시키고, 이 변화의 속도에 적응할 수 없는 생명체들의 죽음과 멸종을 앞당기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무언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지 않을까? 차가운 비극을 줄일 수 있는 따스함이 우리에게 남아있지 않을까?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고 싶지 않다.

(참고 자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새의 죽음을 줄일 수 있다.

  1. 새가 다친 흔적이 있으면 그 원인을 조사한다.
  2. 새 모이통을 빌딩 가깝게 또는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한다.
  3. 유리의 반사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4. 높은 빌딩인 경우 밤에 소등한다.
  5. 위의 조치가 성공적인지 확인한다. 만일 부상당한 새를 발견하면 야생동물보호협회에 연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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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만두
    Posted May 6, 2009 at 10:17 am | Permalink

    아, 정말 이런일들이 있군요. 잠시 생각하게 되네요
    불쌍한 제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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