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m 제주에서 일해야하는 3가지 이유

작년 Daum으로 회사를 옮겼을 때 주위분들이 이런 글을 한번 써보기를 권했다. SK컴즈, NHN, Daum 포털 3사를 모두 경험한 후 느낀 것이 무엇인지 비교해달라는 요구였는데 Daum에서 일한지 이제 1년이 다 되어 가니 이제는 정리가 된 것 같아 글을 쓰게 되었다.

사실 각각의 회사에서 일할 때 내 경험이나 능력의 차이도 많았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은 일부였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 자체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삼성, 현대, LG 같은 기업문화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좀 더 단순화해서 표현하면 SK컴즈는 대기업 계열사, 기획 중심의 회사라는 느낌이 강했고, NHN은 부자 회사, 개발에 대한 투자, 사내 경쟁의 느낌이, Daum은 수평 문화, 개성, 열등감이라는 단어들로 정의될 수 있다.

SK컴즈는 SK, 특히 SKT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SKT의 자본력으로 회사 합병이나 해외 진출에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경영진이나 프로젝트의 SKT 의존성이 강하다. 개발조직에서도 각각의 부서가 따로 분리되어 있어 마치 다른 회사와 일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근무할 당시는 기회 중심의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단순히 개발자 한명 당 관련된 기획자 수에서도 다른 포털보다 월등히 많았고 기획자가 갑, 개발자가 을인 것과 같은 상황을 종종 경험했다. 컴즈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은 입사 후 처음 같이 일했던 팀플 멤버, 그리고 가족 같은 분위기의 싸이월드 개발팀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이다.

NHN은 개발자로서 가장 많은 경험과 성장을 얻은 곳으로 기억된다. 수 많은 개발자와 개발 조직들이 있고 활발한 스터디와 기술 교류가 있었다. 당장 이런게 필요할까 싶은 것들도 어디선가 큰 규모로 연구를 하고 있고 일본, 중국, 미국의 여러 개발자들과도 다양한 협업과 교류가 있었다. 자신이 개발자로서 한 꼭지에 올랐다고 생각되면 NHN에서 그 뜻을 펴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확실히 비지니스적으로 성공한 회사이기 때문에 사원 복지는 최고 수준이고 인센티브도 적지 않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성장하면서 대기업화되는 움직임, 새롭게 합류하는 임원들의 고압적 분위기는 개인적으로 불만족스러웠고, 각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조직간의 경쟁은 생산적이라기 보다 소모적인 경우가 많았다. 의미도 알 수 없는 여러 CXX 임원들과 CEO까지 무수하게 존재하는 수직적 중간 관리자 계층은 이미 대기업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현재 몸 담고 있는 Daum에서 일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것은 1등 NHN에 대한 열등감이였다. 자신만의 목표가 아닌 NHN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평가하고, 검색/게임을 뒤따라 가려는 정체성을 잃은 모습에 적지 않게 실망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Daum에서 일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 또한 존재한다. 그 이유를 하나씩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제주도
사실 Daum에 입사를 결심한 이유는 제주에서 근무한다는 사실 하나였다. 그 당시 귀농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제주에서 일하면서 귀농을 준비할 수 있다는 이점은 너무나 분명했고 그 이후 제주도에 살게 된 것을 후회한 적은 한번도 없다. 하얀 눈이 내린 한라산, 봄의 고사리 채취, 주말이 기다려지는 여름 바다, 매일 매일 변화무쌍한 날씨, 제주 올레길

Daum 제주 GMC

Daum 제주 GMC

하얀눈의 한라산

하얀눈의 한라산

표선 해수욕장

표선 해수욕장

2) 개발 경험
NHN에서의 개발이 체계화 되어있고 일원화 되어있다면 Daum의 개발은 좀 더 자유분방하다. 처음 입사해서 3년간은 새로운 기술을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기인데 Daum에서는 다양한 언어와 환경을 접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Daum view에서도 Java, Groovy를 사용하고 있고 아고라에서는 Java, PHP, Ruby를 활용하고 있다. 또 다른 팀에서는 Erlang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또한 서버 설정을 비롯한 시스템 영역에서 데이터 영역, 어플리케이션 영역을 모두 다루게 되는 것 또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개발팀간의 관계도 상호협조적인 경우가 많다. 데이터 마이닝팀과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고 내부 검색에 Lucene을 도입하면서 검색팀원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애자일 개발방법론이 이미 자리잡고 있어서 의사소통과 피드백을 중시하고 항상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CTime이라는 10%~20% 정도의 업무시간 내의 자유시간을 활용해서 다양한 실험들을 하고 있다.

3) 문화/DNA
독특한 Daum의 문화라면 ‘님 문화’를 들 수 있다. CEO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두 ‘~~님’으로 호칭이 통일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크게 두 가지 장점이 피부로 느껴진다. 하나는 조직이 수평적이다. ‘팀원-팀장-CTO-CEO’ 이게 개발자가 느낄 수 있는 관리 계층이다. NHN에서 ‘팀원(사원-대리-과장-차장-수석)-팀장-랩장-센터장-본부장-CTO-CEO’ 계층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개발자 사이에 직급이 없기 때문에 수평적 관계가 형성된다. NHN에서는 연차가 차면 자동으로 대리-과장-차장으로 직급이 올라간다. 그런데 사람은 그대로인 상태로 호칭이 바뀌게 되면 누구나 혼란을 겪게 되는 것 같다. 과장이 대리보다 일을 잘 하는 건가? 다들 팀장이 됐는데 나만 차장으로 팀원이면 이상한 것 아닌가? 이런 혼란보다는 동등한 위치의 개발자 관계가 애자일한 조직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하나 Daum의 독특함은 Daum의 슬로건에 있다.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회사 Daum’. 사실 슬로건 자체로 의미는 없을 수 있지만 이 문구에 매력을 느끼고 모인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Daum의 힘이 되고 있다. NHN에서 많은 신입사원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때 받은 느낌은 정형화되어 있는 모범생이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곳의 신입사원들은 개성이 강하다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왜 나를 뽑았지?’라고 얘기하는 그들은 그만큼 독특하다. 제주에서 즐거운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Daum의 DNA는 포기가 아닌 도전으로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가치이다.

PS) 개인적으로는 포털 3사의 농구팀에 대한 분석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 SK컴즈의 타이탄즈, NHN의 NB, 그리고 제주 넥스터즈 모두 그립고 반가운 이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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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Comments

  1. Posted July 15, 2009 at 2:52 pm | Permalink

    NB 총무님으로 기억되던게 엊그제 같은데 제주도에서 멋진 삶을 살고 계신듯 하여 부럽습니다 ^^. 제주 가면 한번 연락드려야지 하는 데 노느라 정신없어서 핑계아닌 인사만 되었네요. 건강하시구요 ^^

  2. Posted July 15, 2009 at 5:14 pm | Permalink

    상시 모집으로 웹프로그램 모집 공고 있어서
    지원해볼까….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요.
    지원해봐야 겠네요. ^^

    제주 근무 가능자 우대라고 되어 있던데..

  3. Posted July 15, 2009 at 5:55 pm | Permalink

    찬석님 잘 지내시죠? 아직도 서울 출장가게 되면 NB 연습날이랑 안맞나 계산해보게 되네요. 제주도 오면 연락 한번 주세요. :)

    siva6님, 제주에서 근무할 개발자 모집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잘 되서 같이 일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네요.

  4. Posted July 16, 2009 at 1:25 am | Permalink

    와우! 따지끄님에게서 꼭 듣고 싶었던 내용이었는데
    이렇게 정리를 해 주시니
    포털3사의 차이점과 나름의 장단점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많은 참고가 되겠는데요. ㅋ

    그나저나…잘 지내시죠? ^^

  5. Posted July 16, 2009 at 10:17 am | Permalink

    동묘님 잘 지내시죠? 싸이 개발 담당이 바꼈던데 요즘은 어떤 일 하세요?? 컴즈는 사실 제가 조직적인 문제를 경험하기에는 경력이 미천했었죠. 그래도 행복한 회사를 만들려는 여러 시도들은 인상적이고 좋았어요.

    위의 사진은 GMC라고 글로벌미디어센터입니다. 현재 2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고 다음 본사가 이전하게 될 건물은 현재 준비중입니다.

  6. 열묵이
    Posted July 16, 2009 at 10:46 am | Permalink

    저도 제주도에 살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이사 온 무모한 가장입니다.
    이제 6개월이 되어가는데 후회는 없습니다.
    높은 산과 푸른바다가 지척에 있는 이 환경은 정말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7. 이종희
    Posted July 31, 2009 at 4:37 pm | Permalink

    아..
    저도 제주도에서 한번 살아 보고 싶네요.
    부럽습니다. ^^

  8. Posted August 13, 2009 at 11:21 pm | Permalink

    트위터를 통해서 첫 방문에 인사를 드리게 됩니다.
    유난히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글을 몇번 곱씹어 읽다보니 그동안 선입견으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많은 부분에 공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주관적인 관점일수도 있겠지만 현장에서의 경험을 풀어주신 글이라 공감은 큰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말씀들에 귀기울고 싶어 트윗에서 팔로잉을 했습니다.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래전 기억이지만 제주의 아름다움은 오랜세월이 지났음에도 깊이 기억되는 것 같습니다.

  9. Posted August 14, 2009 at 12:01 am | Permalink

    마루님 반갑습니다. 회사의 가치관이나 조직 형태가 서비스로 반영되겠지만 일부 회사의 이미지는 조금 왜곡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극히 개발자의 입장에서 개인의 경험을 정리한 내용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나저나 Daum view의 새로운 개발자를 찾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10. Posted August 14, 2009 at 11:23 am | Permalink

    뭘 검색하다가 흘러들어오게 되었는데, 제가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이나 알아두면 좋을 법한 정보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오래 머루르게 되네요. :-)

  11. Posted October 28, 2009 at 10:17 am | Permalink

    xper 정모에서의 캐빈문화도 굉장히 재미있었는데..이 글도 정말 재미있네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이번 정모에서 초반에 같이 인사 나누었던…ㅋㅋ)

    이 글 덕분에 저의 커리어가 좀더 명확해 진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분야를 확바꾸어서 다음에 지원했습니다. 조만간 면접 보겠네요^^;
    물론 분야를 확바꾸었기때문에 뽑힐지는 미지수지만 꼭 가고 싶네요.
    즐거운 한주 되세요~

  12. Posted October 28, 2009 at 3:17 pm | Permalink

    청하님 안녕하세요. 방송쪽 미들웨어 개발하시는 분 맞나요? 다음 지원하셨군요. 잘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힘이 없어서 다른 건 해드릴건 없지만 그래도 잘 되기를 응원드립니다.

  13. Posted October 29, 2009 at 9:24 am | Permalink

    완전 백만개 감사합니다. 응원만으로도 힘이 납니다^^
    그분은 제 왼쪽에 계셨던 분이구요~ 전 영상 코덱, 미디어 처리했던 사람입니다ㅋㅋ

  14. 이재석
    Posted December 21, 2009 at 8:48 pm | Permalink

    안녕하세요.
    이번에 다음에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신입 예비사원 이재석이라고 합니다.
    제자 너무나도 궁금한게 많아서 웹 서핑 도중에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죄송하지만 질문 몇가지 드려도 될련지요?

    저는 지원하는 분야가 서비스기획 쪽인데
    지원은 제주쪽으로 하고싶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주도에는 이쪽 분야는 없는건가요?
    미디어 본부만 있는걸로 아는데요.
    맞는 건지요?
    그렇다면 현제 GMC 의 총책임자는 미디어본부장 님이 되시는건가요?

    이번에 직접 제주까지 내려가서 직접 찾아 가 보려고합니다.
    현제 비행기 1월4일날 티켓팅 해놓았습니다.

    위의 질문의 답변을 이멜로 받아 볼려수 있을련지요?
    7625413@hanmail.net
    그럼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나중에 같이 세상을 재미있게 변화시킬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5. Posted December 22, 2009 at 12:39 am | Permalink

    메일로 답변드렸어요. Daum에, 특히 제주 GMC에 관심 많은 분들이 있어서 기분이 좋네요. :)

  16. sebastian
    Posted March 10, 2010 at 3:03 pm | Permalink

    안녕하세요. 따지크님.
    휴대폰 R&D만 7년차인 송호찬이라고합니다.
    상명하복의 빡빡한 조직문화, 부하에게는 야근과 특근을 종용하고 윗사람에게는 아부떨기에 정신없는 조직책임자들에 지쳐 결국 이직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따지크님의 제주생활은 어떠신지요? 말씀만으로는 너무 부럽네요.
    조직생활이 다 다르지만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만 그 조직의 단점은 무엇이 있는지 솔직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또 저는 간략하게 mobile에서 OMA IMPS 개발(C/C++), Bluetooth UI개발(러시아,중국CA), android app 개발을 2년 정도씩 해봤는데요. 제 경력이면 사규에 따라 대략 얼마나 받는지요? 제주근무는 가능합니까? 이런거 온라인으로 묻기 좀 창피하네요. 한 가정의 가장이니 만큰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심정 이해부탁려요. ^^;
    메일로 답변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이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찾아뵙겠습니다.

  17. 장영태
    Posted March 15, 2010 at 12:53 pm | Permalink

    안녕하세요.. 따지크님
    현재 제주GMC관련 채용정보를 유심히 지켜보고있는 자바개발 6년차 장영태입니다.
    주로 금융권 및 차세대시스템을 주로 개발하였습니다.
    이번에 다음 제주에 근무를 희망하여 채용정보를 보고있던중
    님의 블로그에 와서 다음에 대한 저의 미래에 확신이 생겼습니다.
    언어는 ASP, PHP, JAVA 를 사용하며, RDBMS는 DB2, 오라클, MYSQL, MS-SQL를 다루어 봤습니다.
    저의 같은 경우 어떤 업무에 지원을 해야할지..??
    미디어 웹, 검색시스템, 컨텐츠 서비스 등 어떤 분야에 지원을 해야할지 감이 안오네요..;;;

  18. Posted March 16, 2010 at 11:23 am | Permalink

    영태님, 반갑습니다. 이 포스트가 왠지 구직 문의하는 곳이 된 듯한 느낌이군요.

    Java와 RDB에 능숙하신 듯 하니, 일반적인 웹개발 직군에 지원하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구요, 검색은 엔진쪽은 아니여도 통합검색이나 웹 프론트 쪽 개발도 가능할 것 같네요.

    미디어 웹이나 컨텐츠 서비스는 담당 팀이나 팀내 업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Java + RDB 기반의 웹 개발 업무가 많습니다.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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