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몇 번 새로운 일을 할 기회가 있었다. 구글 면접을 봤다가 마지막 파이널 면접 후 아쉽게 떨어졌고, 내부 인재 채용으로 웹플랫폼 개발팀으로 옮길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 위치에서 할 일이 남아 있다고 판단해서 결국 현재 조직을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2개월이 지난 지금 그때를 돌이켜 보니, 결국 내 판단은 틀렸고 그 책임은 나 혼자 밖에 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회사는 매년 커지고 있고, 계속 해서 유입되는 새로운 사람들, 특히 새로운 조직장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다. 현재 조직에서도 웹 개발자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해야한다고 말은 하지만 결국 이미 자리 잡은 플랫폼, 인프라 개발 조직에 밀려 할 수 있는 것은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이제 와서 나에게 남아 있으라며 약속했던 것들을 왜 지키지 못하냐고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들에겐 그것을 줄 능력이 없었는데 내가 몰랐던 것일 뿐.
지금은 조용히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첫 직장은 내리막길에서 겨우 겨우 버티고 있었고, 두 번째 회사는 정상에 오른 기쁨도 잠시 새로운 동력원을 찾지 못해 그 힘을 잃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직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지만 이곳도 변하고 있다. 이곳에 있으면 아마 몇 년간은 단물을 뽑아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혁신의 DNA가 남아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마 다음 직장은 좀 더 작고 빠른,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곳이 되지 않을까? 내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꿈을 꿀 수 있는 그런 곳.
이 이야기와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작년에 아는 분의 부탁으로 사이트를 하나 만들어 주기로 했는데, 이 일이 발목을 잡고 있다.
가끔 작은 웹 사이트를 만들면 매번 힘들고 짜증이 나지만, 혼자서 설계도 하고, 이것 저것 붙이기도 하면서 작은 배움과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흔쾌히 이 일을 하겠다고 했는데, 고객과의 여러 문제로 계속 일은 미뤄지고 이제야 이미 늦어진 일정 속에 개발만이 남은 상태가 되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ASP라는 구시대의 언어, 전혀 애자일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과 프로세스, 일은 개발이 아닌 노동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에게 주어진 일, 이 일을 하기 위해선 그 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을.
지금은 그런 때인가 보다. 내가 결정한 실수들을 책임져야 하고, 그리고 조용히 나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할 때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