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Tagged ‘이직’

다음인으로 제주도 생활이 시작됐다.

Thursday, September 25th, 2008

6년간의 경력 동안 벌써 3번째 이직이다. 유니텔, SK컴즈, NHN 그리고 다음. 프로그래머는 보통 첫 직장이 진로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내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포털에서 웹 개발’이라는 큰 줄기는 변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과 환경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배워가고 있다.

NHN으로 이직할 때는 개발자로서 도전해 보고 싶은 회사라는 이유와 함께 서울을 벗어나 분당에서 살 수 있다는 이점이 크게 다가왔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제주도로 이주해 왔기 때문에 삶의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진다. 아직은 좁은 원룸에서 회사를 왔다갔다 하는게 전부지만 조금씩 제주도 삶을 즐겨볼 생각에 기대가 크다.

그리고 다음과 다음인들과의 삶도 재미있을 것 같다. NHN보다는 조금은 작고 가벼운 조직인 것 같고, 2인자로서 도전하는 위치에 있다는 것도 필연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조금 일찍 사무실에 나온 지금, 한게임에서는 열심히 정기점검을 하고 있을 것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개발자로서도 많은 발전이 있었던 NHN의 추억을 뒤로 하고, 배우고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로 다시 시작해야겠다.

이사 그리고 또 이사

Tuesday, August 26th, 2008

사무실이 정자동에서 서현동으로 이사했다.탄천변의 조금은 외떨어진 정자에서 좀 더 분당의 중심부로 옮겨온 느낌이다. 회사 건물 지하에는 교보문고가 있고 옥상에서는 판교의 진행상황을 볼 수 있는 테라스가 있다. 출퇴근 거리가 조금 멀어졌고 자리는 구석 복도쪽 자리에 앉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한 달 후면 다시 더 먼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6월부터 준비했던 ‘시골에서 살기’가 처음 계획과는 조금 다르게 결정이 되었고, 결국 제주도 다음으로 옮겨가 그곳에서 정착을 준비하게 되었다.

이번에 옮기면 4번째 회사, 거의 2년마다 회사를 옮겼고 NHN에서 가장 긴 2년 반의 시간을 보냈다. NHN에서 정말 새로운 일을 많이 했고 내 자신의 모습도 많이 변한 것 같다. 그 이전에 배우고 공부하고 준비했던 것들을 이곳에서 실현할 수 있었고 그러한 모습을 인정받았기에 또 다시 새로운 자리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이 아닐까 싶다.

여하튼 이직 덕분에 여유도 있지만 신경 쓸 것도 많고 바쁜 나날이다. 항상 이직과 함께 이사를 해야했고, 이번에는 장모님과 처남의 분가, 그리고 제주도라는 생소한 곳으로의 이사가 겹치면서 신경 쓸 일이 하나둘이 아니다. 좋은 인연과 만남들을 잘 정리하고 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인 것 같다. :)

지금은 미래를 준비할 때일까…

Thursday, March 6th, 2008

작년에 몇 번 새로운 일을 할 기회가 있었다. 구글 면접을 봤다가 마지막 파이널 면접 후 아쉽게 떨어졌고, 내부 인재 채용으로 웹플랫폼 개발팀으로 옮길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 위치에서 할 일이 남아 있다고 판단해서 결국 현재 조직을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2개월이 지난 지금 그때를 돌이켜 보니, 결국 내 판단은 틀렸고 그 책임은 나 혼자 밖에 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회사는 매년 커지고 있고, 계속 해서 유입되는 새로운 사람들, 특히 새로운 조직장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다. 현재 조직에서도 웹 개발자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해야한다고 말은 하지만 결국 이미 자리 잡은 플랫폼, 인프라 개발 조직에 밀려 할 수 있는 것은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이제 와서 나에게 남아 있으라며 약속했던 것들을 왜 지키지 못하냐고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들에겐 그것을 줄 능력이 없었는데 내가 몰랐던 것일 뿐.

지금은 조용히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첫 직장은 내리막길에서 겨우 겨우 버티고 있었고, 두 번째 회사는 정상에 오른 기쁨도 잠시 새로운 동력원을 찾지 못해 그 힘을 잃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직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지만 이곳도 변하고 있다. 이곳에 있으면 아마 몇 년간은 단물을 뽑아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혁신의 DNA가 남아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마 다음 직장은 좀 더 작고 빠른,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곳이 되지 않을까? 내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꿈을 꿀 수 있는 그런 곳.

이 이야기와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작년에 아는 분의 부탁으로 사이트를 하나 만들어 주기로 했는데, 이 일이 발목을 잡고 있다.

가끔 작은 웹 사이트를 만들면 매번 힘들고 짜증이 나지만, 혼자서 설계도 하고, 이것 저것 붙이기도 하면서 작은 배움과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흔쾌히 이 일을 하겠다고 했는데, 고객과의 여러 문제로 계속 일은 미뤄지고 이제야 이미 늦어진 일정 속에 개발만이 남은 상태가 되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ASP라는 구시대의 언어, 전혀 애자일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과 프로세스, 일은 개발이 아닌 노동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에게 주어진 일, 이 일을 하기 위해선 그 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을.

지금은 그런 때인가 보다. 내가 결정한 실수들을 책임져야 하고, 그리고 조용히 나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할 때인가 보다.